[사이판] PIC에서의 마지막날, 그리고 집으로...
사이판 (2007) 2007. 12. 5. 23:46 |출발할때는 길게만 느껴졌던 만5일 일정의 사이판 여행...
정말로 별로 한것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집에 가야할 마지막 날이 와버렸다...
회사에 있으면 일주일이 그렇게도 긴데 역시 좋은 곳에서 놀때는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흐르는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우리 깐돌이군이 오줌을 쌌다...ㅠㅠ
형아는 네살때부터 오줌은 안쌌는데 경민이는 아직도 종종 이불에 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 애기처럼 대해서 그런걸까....
사이판 와서 잘 참더니 결국은 마지막 날에 자기가 왔다 간다는 표시를 기어코 하고 가는 우리 경민이었다...
지은이네는 오전에 여행사 이벤트로 당첨된 호핑투어 (배타고 나가서 낚시랑 스노클링하는.)를 다녀오기로 하고 우리 가족은 아이들과 PIC에서 하루종일 못다한 물놀이를 원없이 하면서 마지막날을 보내기로 했다.
아침먹고 메인 풀장에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속에서도 네식구가 함께 열심히 물놀이....
우리 경민이는 저 뱀이 무섭다고 절대로 옆에 가질 않는다.
사이판 첫날에는 비오는 것이 짜증이었는데 이곳에서 지내다보면 불쑥불쑥 내렸다 맑아지는 비에 익숙해져서 비가 와도 금방 그치겠지 하며 느긋해 할 줄 알게되는것 같다.
게다가 비가 와도 기온이 높아서 춥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비맞으며 물놀이 하는 것도 나쁠 것도 없다.
유유히 혼자서 떠다니는 경민이..
아무래도 우리 경민이는 수영 가르치면 금방 배울 것 같다. 한번도 가르쳐준적 없어도 튜브타고 발로 자연스럽게 저어가며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떠다니는 걸 보면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비오던 하늘은 어느덧 구름이 걷히고 쨍한 햇빛이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로 바뀐다.
PIC 수영장에는 곳곳에 위와 같은 수영 매트가 있는데 생각보다는 물에 잘 떠서 아이들을 올려놓고 끌어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
또 매트의 또 다른 주요한 용도는 바로 슬라이드탈 때인데, 슬라이드를 똑바로 누워서 타면 오히려 내려와서 물속에 깊게 빠져서 물을 먹게 되고 오히려 매트를 깔고 업드려서 내려오다가 끝에 가서 앞을 살짝 들어주면 물위로 미끄러지면서 물을 안먹을 수 있다... ^^;
메인 풀장은 얗은 곳은 보경이가 그냥 다닐 수 있을만하지만 중간쯤에는 1미터가 넘기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혀서 놀리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반으로 나눠진 풀장의 반대쪽에는 스쿠버 연습을 하는 3미터 지점도 있는데, 전날 어떤 아줌마가 잘못 들어갔다가 꼴딱꼴딱 하는 걸 우리의 클럽메이트 군이 순식간에 뛰어들어 꺼내온 적도 있었다...
우리 경민이가 너무도 좋아했던 유아풀 미끄럼틀...
풀장에서는 튜브타고 떠있기만 하니 재미가 없는지 틈만 나면 미끄럼틀 타러 가자고 졸라댄다.
미끄럼틀은 어른도 탈 수 있는데, 이거 은근히 재밌다.. ^^;
삼부자가 완전히 미끄럼틀 전세내서 바로도 타보고, 업드려서도 타보고, 뒤도 앉아서도 타보고,... 별짓을 다하며 한참을 시간을 보냈다...
멋있는 키다리 오까 형아랑 한컷...
세일링을 태워줬던, 그리고 클럽메이트의 댄스 파티에서 우리가 열렬히 응원해주었던 OKA 형아가 이날의 유아풀 안전요원 담당인가 보다.
댄스파티에서 우리 아이들의 플랭카드를 보고 어찌나 기뻐하던지,..
머나먼 타국에서의 생활에 우리의 성의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었을런지도 모르겠다....^^;
풀장 중앙에 있는 해적선에도 올라가보고....
겁나게 뜨거운 바닥... 사이판의 강렬한 햇살은 금세 시멘트 바닥을 뜨겁게 달구워놓는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PIC 수영장의 곳곳을 다니며 즐기다가 마젤란의 자랑 일요일 브런치를 먹어보러 대충 수건으로 닦고 식당으로 갔는데 이날만큼은 수영복 차림으로 입장하는 것을 못하게 막는다.
일요일에는 11시부터 2시까지 마젤란 식당에서 브런치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부페를 운영하는데 마젤란에서의 식사가 잘 맞지 않았던 우리들도 이날 점심만큼은 먹을만 했던 거 같다.
해산물이나 고기류도 정말 다양하고 푸짐하게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홍합 요리와 불고기, 연어회가 괜찮았고 바비큐나 소고기 등은 보기에만 좋지 맛은 별로였다.
첫날 저녁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고 풍선도 주고 장난도 쳐주던 Bee...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말에 아쉬워하며 꼭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인사와 함께 함께 찍은 사진을 받아보고 싶다며 메일 주소를 건네준다.
자기 딸들도 우리 애들이랑 비슷한 나이라며 너무도 친절히 대해줘서 정말로 고맙고 기억에 남는 직원이었다.
점심먹고 보경이는 지은이와 함께 키즈클럽에 보내놓고 오후에는 경민이가 하두 유수풀을 좋아해서 경민이랑 내내 유수풀에서만 떠다녀야했다.
처음에는 조금만 떨어지면 난리를 피우더니 이제는 유수풀도 익숙해졌는지 잡지도 않고 저만치 혼자서도 잘 떠다닌다. ^^;;;
중간에 잠시 나와 슬라이드 두번 타고,....
집사람도 타보겠다고 매트들고 올라가더니 5분이 돼도 안내려오더니 결국 거기서 한참을 고민하다 겁난다고 그냥 걸어서 내려온다..ㅠㅠ
메인 풀장으로 연결되는 슬라이드는 기껏해야 20미터 정도로 캐리비안 베이 슬라이드 같은 것에 비하면 댈것도 못되지만 작아서 아이들과 함께 타기에는 더 좋았던 것 같고, 게다가 절대로 기다리는 일 없이 수십번이고 바로바로 탈 수 있으니 오히려 캐리비안베이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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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이란 녀석도 첨에는 겁내더니 한번 타보고는 재밌다고 해서 둘이서 동영상 찍어가며 슬라이드만 10번은 탔던 것 같다.
오후에 시간을 내서 스노클링 강습도 따로 받아보고 싶었지만 경민이란 놈이 바닷물에는 들어가기 싫어해서 결국 카약 타고 빵조각 뿌리며 파란색의 학꽁치 떼를 구경하는데 만족하고 돌아와서 5시까지 유수풀에서만 놀아야 했다....ㅠㅠ
이렇게 사이판에서의 아쉬운 마지막 물놀이를 마무리...
이날도 6시에 예약한 씨사이드 그릴에서 저녁식사를 위해 일찍 샤워하고 옷갈아 입고 나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6시정도까지는 충분히 수영장에서 즐길만 한데도 씨사이드그릴 식사를 위해서 일찍 들어가서 씻고 옷갈아입고 한다고 시간에 너무 쫒긴 듯 싶었다.
차라리 9시반까지 운영이 되니 어차피 석양을 앉아서 볼 것이 아니라면 8시쯤 느즈막히 예약을 하고서 그 전에는 편하게 물놀이 하다 가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저녁 먹고 부띠끄에 가서 애들 선물로 열쇠고리 셋트를 산 후 게임장에서 아이들 놀리면서 지은이네랑 마지막 밤을 보내다 10시에 헤어져서 아쉬운 짐 정리를 시작..
11시쯤 짐싸기를 마치고 짐을 줄이기 위하여 남은 컵라면 두개를 마저 해치운 후 짐들고 나와서 체크 아웃하고 Guest Service에 짐을 맡겨 놓고 PIC의 아쉬움을 달래며 마지막 산책을 나섰다.
5일이나 되는 시간 동안 뭐가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는지 돌아와서 다시 보니 꼭 남겼어야 싶은 사진들도 많이 빠지고 오붓하게 식구들끼리 앉아서 찍은 사진도 별로 없다...ㅠㅠ
언제가 될지 몰라도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그때는 좀 여유롭게, 욕심부리지 말고 마음 편하게 지내다 오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PIC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로비에서 기념사진 한컷...
친절한 리조트 스태프들과 즐거운 놀이시설들, 맛있는 식사, 깨끗한 바다....
오랜만에 맘편히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곳...
언젠가 여건이 허락된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기대를 남기며 PIC를 나선다...
12시쯤 일찍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은 공항이 한산하다.
여러 여행기에서 사이판 공항은 X레이 검사가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길래 걱정을 했는데 우리가 가장 먼저(?) 가서인지.. 뭔지는 몰라도 보안검색하는 직원이 무슨 기계를 가방에 잠시 대보더니 그냥 짐 옮기라고 한다.
조금은 황당해서 짐부치는데서 물어보니 한마디로 복불복이라 검색대 직원 맘에 따라서 어떤날은 tight하고 어떤 날은 그냥 보내주기도 한다고 설명해준다. ^^;;;
암튼 덕분에 짐부치는데 5분도 안걸리고 끝날 수 있었다.
시간은 12시가 넘어서고, 경민이는 공항으로 오는 차안에서 벌써 잠들어버렸다.ㅠㅠ
짐부치고 가이드가 보딩패스를 받아오는 동안 출국장 앞의 매점(?) 앞에서 잠시 대기, 출국장 입구가 열리자마자 가이드와 헤어지고 출국심사와 세관 검사를 하고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는데 애들 엄마 버클 땜에 잠시 우왕좌왕.. 그래도 세관 직원들이 보채지 않고 아이를 아빠가 안고 엄마 버클을 빼고 들어오라며 웃으며 안내를 해준다.
사이판도 미국령이라 세관에서 신발벗고 검색하는 것까지는 똑같지만 직원들의 태도는 본토의 공항에 비하면 너무도 친절하기 그지없다. ^^;;;
불가리 매장 아주머니랑 매장 사진 한컷 .. 왠지 사진 찍히는 것에 익숙해 보이는 느낌.. ^^;
(근데 원칙적으로 매장 사진은 찍으면 안된다고 하시면서 자기 사진이라면 괜찮다고 하신다..ㅠ)
사이판 공항에서 세관을 지나면 바로 갤러리아 면세점으로 나오게 된다.
대충 한바퀴 둘러보니 가격이나 물건 종류에 있어서 그다지 메리트가 없어보이는데, 오른쪽 끝에 불가리 매장에 50% 세일이 붙어있는 걸 보고 혹해서,... 결국 애들 엄마 손가방을 하나 집어왔다.
비록 반값이긴 해도.. 그래도 만만치 않은 가격.. 그래도 왠지 생각지 못한 특템을 한 기분... ^^;
나중에 알았는데 사이판 공항 면세점이 싼편은 아닌데 이렇게 브랜드 별로 한번씩 왕창 세일을 하는 때가 종종 있어서 그때 잘 맞으면 저렴한..(상대적으로...ㅠㅠ) 가격에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다고 한다.
면세점을 지나면 게이트 앞 대기실이 있다.
우리나라 인천 공항을 생각하면,.. 사이판 공항은 완전 시골마을 기차역 같은 느낌의 소박한 규모다.
대기실 끝에는 그 유명한 히파다이 (원주민 말로 안녕하세요~~~) 매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산 컵라면부터 별별 것들을 다 팔고 있었는데, 이 가게가 공항 안에서 뭔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듯 했다.
히파다이 매점에서 파는 것 중에 정말로 사진을 찍어오지 않을 수 없었던 코코넛 칩 .. ^^;
"네추럴 & 헬씨- 남쪽 섬의 선물이라면 바로 이것!"...
친절하게도 일어와 한국어 두가지 말로 다 설명되어 있다. ^^;
새벽 1시반.. 아이들은 결국 지쳐서 꿈나라로 간다.
사이판도 그렇고 괌도 그렇고 국적기의 항공 시간이 거의 대부분 저녁 출국, 새벽 귀국이라 아이들이 있으면 어른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여러모로 고생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부터 아침 출국, 오후 귀국하는 항공편도 생기긴 했지만 그 경우에 호텔비에서 추가 차지가 있다.
지은이네는 아이가 힘들다고 낮 비행기를 탔지만 우린 사내 녀석들이란거 하나 믿고 경비 절감을 위해 밤비행기를 탔는데, 해보니 정말로 다음부터는 돈이 좀 더들더라고 낮비행기를 타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실 전체를 통털어서 중간에 팔받침이 없어서 아이들을 눕일 수 있는 소파는 오른쪽 안쪽 구석에 있는 이 의자가 유일했던 것 같았는데, 밤비행기를 타는 아이들이 있는 집은 꼭 일찍 공항에 나와서 가장 오른쪽 안쪽 의자를 활용하시길 바란다...^^;
새벽 2시 아시아나 604편으로 사이판을 출발..
좌석의 1/3은 비어있는 듯... 덕분에 중간에 4자리 다 터서 보경이 눕혀서 재워서 올 수 있었다.
애들이 오는 내내 자는 바람에 아이들 키즈밀 신청한 것도 결국 못 챙겨먹고,...
비행기도 왠지 올때 비행기보다 좁고 불편하고 춥기까지 해서 잠한숨 못자고 있다가 인천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5시반... 서둘러 입국심사 후 짐찾고 어쩌고 하니 벌써 6시반이다...
인천공항에 돌아와서 차타기 전 한컷...
사이판의 공기는 그렇게 따뜻했는데, 인천 공항을 나서는데 불어오는 찬바람은 정말로 집에 돌아왔음을 실감하게 해준다....ㅠㅠ
이렇게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한 즐거웠던 첫번째 해외 나들이가 끝났다.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도 많이 만들고 아쉬움이 남는 점도 많았지만 또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온 여행이었다.
돌아오자마자 다음번 여행은 어디로 가볼까.. 하는 고민도 생겼지만 (^^;) 그런 기대와 바램이 우리 가족의 살아가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