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둘째날(2), 사이판 관광 - 타파초우산, 미국전쟁기념관
사이판 (2007) 2007. 11. 18. 22:46 |월드 리조트를 떠나 찾아간 곳은 사이판 중앙에 위치하며, 사이판에서 가장 높다는(그래봐야 해발 473m...) 타포차우 산, 이 위에서 사진 4장을 찍으면 사이판 전체 지도가 나온다는 얘기가 있듯이 사이판 전경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타포차우 산으로 가려면 남쪽에서 비치로드를 따라 올라가다 가라판을 지나 좌회전해서 큰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북쪽으로 계속 가는 비치로드와 사이판을 가로지르는 크로스아일랜드 도로가 만나는 위 사진의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잠시 북쪽으로 갈까 하다가 타포차우 산을 가보기로 하고 저 산길로 올라갔다...
저 도로로 올라가다 캐피탈 힐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타포차우라는 표지가 없어서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듯... 캐피탈 힐로 계속 가다보면 중간에 타포차우로드 표지가 나오며 비포장 도로가 보인다.
사실 타포차우 산은 위 도로를 따라가다 중간에 비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라 일반 승용차로는 가지 못한다고 되어있었는데, 누군가의 후기에서 뉴비틀을 끌고 끝까지 올라갔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머.. 그냥 비포장도로겠지 하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결론적으로는 지프차가 아니라면 절대로 올라갈 길이 아니었다..!!
처음은.... 괜찮다... 그럭저럭 비포장이란거 말고는 천천히 갈만한 길이었으나, 중간 이후부터의 길은 말그대로 그냥 산길인데 더우기 체감으로는 거의 40도는 되어보이는 길에서 앞바퀴가 헛돌면서 타이어 타는 연기가 나는데 그때는 정말로 아찔했다.
농담이 아니라 그정도에서 자칫 옆으로 미끄러지면 충분히 전복이 될수도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지프차들도 겨우겨우 기어서 지나다니고 있었는데, 승용차에다 그것도 차체가 낮기로 유명한 뉴비틀은 거의 최악의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와중에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애들 엄마가 운전하고 있었지......
결국 내가 내려서 돌로 받치고 손으로 밀어서 겨우 올라가긴 했는데, 돌아보면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갔어야 했던 것을 사고 없이 갔다온것이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ㅠㅠ
올라갔던 길을 사진으로 남겼어야 하는데 너무도 정신이 없어서 사진찍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나 보다.ㅠㅠ
혹시나 누군가 승용차 렌트로 올라가실 생각하시는 분은 절대!! 절대!! 포기하시기를 강력히 권장하고 싶다....
결국은 마지막 정상까지는 가지 못하고 바로 아래쯤에 위치한 언덕까지만 갔다가 돌아왔는데, 비록 오르는 길이 험난하고 힘들지라도 산위에서 보는 사이판의 경치는 그 고생한 것을 잊게 해줄만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그냥 정글투어나 산악 ATV와 같은 옵션 투어로 편하게 올라왔다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산에 오르는 길에 가라판 시내 방향 전경...
앞에 보이는 지역이 사이판의 가장 번화가...(라 해봐야 무슨 읍이나 면 수준이긴 하지만..)인 가라판 시내이고, 왼쪽 큰 건물이 피에스타 호텔일 듯...
한 1/3 정도 올라간 지점인 듯 한데 여기까지는 갈만했는지 사진도 찍고 여유도 있었나 보다... ^^;;
사이판 바다의 특징 중에 하나가 섬 주변의 몇백미터 정도까지는 산호로 이루어져 있어서 파도가 거기까지만 오고 해변까지는 파도가 거의 치지 않아서 산호가 자연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신기한 건 그 산호가 있는 거리를 더 벗어나면 바로 수십~수백미터의 해저절벽이 나타난다는 것...
산위에서 바라보면 산호 부분이 해변가의 하늘색 부분으로 확연하게 표시가 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산 정상인줄 알고 올라왔던 언덕....
옆에 일하는 아저씨들에게 물어보니 정상은 여기를 빙 둘러서 좀더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더 가볼까.. 하다가 너무 지쳐서 그만 올라가기로 했다.
무슨 팬션이나 레스토랑을 짓고 있는 듯 한 곳이었는데, 비록 정상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도 사방이 탁 트인 것이 사이판의 전경을 느껴보기에 충분했던 듯.... 하늘을 떠가는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졌다.
이 방향이 사이판의 북쪽 방향... 멀리 보이는 곳이 새섬이나 자살절벽, 만세절벽 등이 있는 섬 북단이다.
이쪽이 동쪽 방향..
사이판의 동쪽은 산호가 별로 없고 파도가 강해서 몇군데 만을 제외하면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은 해변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산호 해변이 사이판섬의 서쪽에 위치해서 리조트나 호텔들도 대부분 서쪽 해변을 따라 주~욱 늘어서 있다.
비록 올라가는데 힘들긴 했지만 그 고생한만큼의 가치는 했다고 생각되는 타포차우산...
말그대로 속이 탁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절경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다음에 갈 일 있으면 편하고 가고 싶다....ㅠㅠ)
멋진 풍경을 가슴에 담고서 차를 돌려서 하산을 시작..
항상 내려가는 길이 오르는 길보다 위험한 법이라 비록 안경이 없긴 했지만 경험이 많은 내가 운전해서 내려오는데 1단 놓고 브레이크만 밟아도 차가 확확 굴러내려간다...ㅠㅠ
결국 평지까지 몇킬로 밖에 안되는 길을 거의 30분 넘게 내려온 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타포차우 산 오르는 길 중간 중간에는 개인 저택으로 보이는 매우 고급스런 집들이 산길 양쪽으로 꽤 많이 있는 편이다.
이동네 사람들은 돈있으면 산에 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중에서도 위 사진에 보이는 저택(!)이 가장 인상 깊었다.
첨에는 사찰 같은 건줄 알았는데 입구에 써있는 문구는,.. "개인사유지", "개조심"...
저게 진짜 개인집이라면 무슨 왕족 정도는 사는게 아닐런지... ^^;
타포차우에서 예정보다 너무 긴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예정했던 다른 장소도 여기같은 비포장도로라는 사실에 그냥 포기하기로 하고 PIC에 돌아가서 점심먹고 얼음도 다시 채워오기로 결정,..
비치로드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오른쪽 해변의 공원에 사람들이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에 무작정 차를 세우고 가보니 바로 킬릴리 비치 공원인데, 곳곳에 바베큐 시설이 되어 있어서 가족이나 친지들끼리 자유롭게 야외에서 파티를 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뭐... 여러가지 이유로 허용되지 않을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부분은 꽤 자유로운가 보다.
바로 옆 해변에서는 아이들끼리 모여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고 멀리 먼바다에는 태평 예보관으로 유명한 미군함들이 떠있다.
가이드 얘기로는 이 군함들이 실제로 사이판 방위를 하는 배들인데 태풍이 오면 어느센가 사라졌다가 태풍이 가면 다시 나타난다고 해서 사이판에 태풍이 오나 안오나는 이 군함들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
다른 날에 한번 군함이 가까이 온것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규모가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엄청나게 컸다...
화창한 하늘, 아름다운 해안선,... 바다에는 아이들의 물놀이... 사이판의 느긋함(?) 아님 여유로움을 내게 보여주주었던 킬릴리 공원... 이곳에서 본 해안선이 가장 아름다웠던 곳 중에 하나였다.
( 그 와중에 나무 꼬챙이 가지고 노는 우리 아덜넘들....)
PIC에 돌아와서 갤리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에 이날 오전 비행기를 타고온 지은이네를 만나서 반갑게 인사~
저녁에 보기로 약속하고서 오후에는 어제 제대로 못본 북부 관광지를 다시 돌아보기 위해서 다시 북쪽으로 출발.
비치로드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 미군상륙기념비인줄 알고 가본 곳...ㅠㅠ
13 Fishermen Memorial Monument..라고 되어 있는데 인터넷을 찾아봐도 이곳이 뭘 위한 것인지 잘 알수가 없는 곳이다.
바로 앞에는 전쟁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벙커가 있는데, 이런 시설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Fishermen이란 단어가 단순히 어부란 뜻으로 사용된 것 같진 않고 뭔가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위 사진의 뒤로 가면 벙커로 들어가는 구멍이 있는 것이.. 진짜 벙커스러운 것이 어떤 모양인지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북쪽으로 올라가기 전에 비치로드를 따라 가라판을 지나면 미군전쟁기념관 입구가 나온다. 북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다시 좌회전하게 된다..
전쟁기념관을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꽤 큰 규모에 경치도 좋아 보여서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전몰 병사 위령비 앞에서 한컷...
미국전쟁기념관 (American Memorial Park)는 태평양 전쟁 종전 50주년을 기념하여 1994년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넓은 공원으로 되어 있고 중심부에는 미군 전몰 병사를 위한 위령비가 있으며, 입구쪽으로 태평양 전쟁 시 사이판에서 벌어진 전투에 대한 전시관이 위치하고 있다.
태평양 전쟁 관련 전투에 대한 여러가지 전시물이 있는 전시관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입구에서 엽서나 전투기 모형, 책 등 다양한 기념품을 살 수 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들어가본 전시관은 시청각적으로 매우 잘 구성되어 있어서 박진감 넘치는 관람을 할 수있는데, 예를 들면 각 주제별로 만들어진 여러 섹션에 사람이 들어서면 자동으로 해당되는 음향효과 (비행기소리, 총소리, 전투 소리 등..)가 흘러나온다. 비치되어 있는 전화기를 들어보면 각종 통신 내역이 녹음되어 박진감 넘치게 들려준다.
우리 경민이 여기 신나서 들어오다 총소리 듣고 혼비백산 해서 도망쳐 나간다... ^^;;
여기서 알았는데, 태평양 전쟁을 종결짓게 했던 일본 본토에 떨어진 원폭이 바로 사이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위 사진의 섹션이 바로 그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B29 내부의 모형들이 만들어져 있다.
전시관 돌아 나오는 길에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통유리 벽에서 한컷.
전시장을 한바퀴 둘러나오면 나오는 입구에는 태평양 전쟁 관련 기념품을 파는데, 전쟁 당시 사용된 각종 비행기 모형들, 라이언일병 구하기 등의 전쟁물 DVD, 책, 엽서, 기념품 등 다양한 물건들을 살 수 있다.
우리도 기념으로 사이판 풍경이 담긴 엽서 5장을 1.25불 주고 샀다.
재밌는 것은 당시 신문사본을 한부에 1불인가를 받고 팔고 있었다.
위 신문이 1941년 12월7일자, 하와이 진주만이 일본의 폭격을 받아서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신문은 1945년 8월15일 종전을 알리는 내용이 실려있다...
미국 전쟁 기념관은 그다지 기대없이 들어가본 곳인데, 나름대로 재밌게 보고 나온 곳이었던 듯.
보통 가이드가 데려다 주는 곳은 아니라서 아마도 렌트를 하지않는다면 가보기 힘들 듯 하지만 가라판 시내에서 걸어서도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니 혹시 시내에 나와서 시간이 된다면 한번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