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요 일정은 일요일에만 운영하는 마레 전통시장을 들렀다가 오르세 미술관을 다녀오는 일정...

어제 늦게 들어온 여파로 9시쯤 느즈막히 일어나서 부식거리를 사러 숙소 옆 까르프를 가니 이 동네는 대형 마트를 포함해서 일요일에는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다...
이래서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가 살기 편한 것이구나.. 란 생각을 하면서 아침부터 라면에 햇반, 김으로 한끼를 때우고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마레 전통시장이 열리는 바스티유 광장으로 길을 나선다.



바스티유 역이 있는 바스티유 광장은 프랑스 혁명 전에 요새로 사용되었다가 악명이 높던 감옥으로 쓰여지던 바스티유 감옥이 위치했던 곳이라고 하며, 1789년 이 감옥이 함락되면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역사적 의미가 높은 곳이라 할 수 있겠다. 
현재는 광장 한중간에 1830년 7월혁명을 기념하는 7월 기념비(Colonne de Juillet) 만이 남아있다.

주위에는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는 오페라 극장이 한쪽 블록에 위치하고 있고, 북쪽 블록으로 매우 다양한 까페와 레스토랑, 빵집들이 늘어서 있어서 노천 식당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파리지앵들을 볼 수 있다.
동쪽 광장으로 일요일에는 마레 전통 시장이 열리는데 처음에 바로 눈앞에 두고서 북쪽 블록으로 들어갔다가 한 20분을 넘게 헤매다가 물어물어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옷, 음식, 과일 등을 파는 한마디로 전통 벼룩 시장 같은 느낌의 마레 시장... 


파리에 와서 정말 깜짝 놀란 것은 과일이나 야채와 같은 1차 농산물의 가격과 품질이 너무나 훌륭하다는 것이었다. 
프랑스가 유럽 최대의 농업 생산국이라 그런지 이런 거리 시장 뿐 아니라 까르푸에서 파는 농산물도 가격 대비 양과 품질이 정말 좋다.
대신 고기나 혹은 한번 가공된 식품의 경우는 인건비가 비싸서인지 우리나라 비해서 비슷한 느낌이고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여기서 사과, 복숭아, 망고 등을 한아름 사면서 지불한 가격이 7유로... 특히 우리나라에서 개당 오천원은 넘을 망고가 개당 700원 정도 받는다.


다양한 햄 종류.. 싸진 않고 사실 왠만해서 우리 입맛에 그다지 맞는 편은 아니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들... 치즈의 본고장이라 좀 쌀까 했는데, 이건 생각보다 엄청나게 비싸다... 


다양한 짱아찌들...


개당 700원에 사온 손바닥만한 크기의 망고.. 정말 싸고 맛이 있다...

마레 시장에서 산 과일들을 숙소에 들러 냉장고에 넣어둔 후 다시 바스티유 광장에서 69번 버스를 타고 오르세 미술관으로 가는데, 버스 기사가 오르세를 지나치는 바람에 한 코스 더가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와야 했다. 


오르세 미술관이 파리 관광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지라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곳 역시 정면에서 오른쪽 입구로 가면 박물관 패스 전용 입구로 빠른 입장이 가능하다.
표를 따로 끊을 경우 어른은 8유로, 어린이는 무료이며, 평일에는 오후 6시에 폐장을 하지만 목요일에는 밤 9시45분까지 운영을 하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루브르의 경우 화요일 휴관이므로 일정에 월, 화요일이 끼는 경우는 휴관일을 고려하여 일정을 짤 필요가 있다.
 
미술관으로 들어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공짜로 제공하긴 하는데,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쓸모가 없다.
대신 아래 투어야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갤탭에 담아가서 작품을 찾아가며 들었다.

http://www.tourya.com/cmm/info.html

이 사이트에 오르세 이외에 대영박물관 등도 있으나 작품의 위치가 많이 바뀌기 때문에 찾기 어려운 경우가 꽤 많다.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등에서는 그냥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쓰는 것이 속편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오르세는 유럽 주요 미술관, 박물관 중 유일하게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안에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지만 이곳 역시 사진을 찍기 보다는 눈으로 작품들을 감상하고 눈으로 담아오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오르세에 있는 주요 작품들을 보면 아마도 아... 하는 작품들이 거의 다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밀레의 <이삭줍기> <만종>, 마네의 <올림피아> <피리부는소년> <풀밭위의점심식사>, 고흐 <화가의방> <자화상> <오베르교회>, 고갱의 <타이티의여인들> 등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보았을만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나는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대가의 실물 작품들을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중간에 1층 까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고 6시 폐장 시간까지 돌아보고 나오는데, 젊은 한국인 학생들이 자기들은 아무 준비도 없이 무작정 왔다가 한시간 사십분만에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쫒겨나가고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역시 유럽은 준비한만큼 더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르세 정문 앞에서 인증샷 한컷...
뒤에 보이는 배경은 르누와르의 '물랭 드 라 갈래트의 무도회' ...
이번에 하두 미술관을 많이 다녔더니 유명한 화가의 화풍이 조금은 눈에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하다.



젊은 인라인스케이터가 어린아이를 목마를 태우고서 묘기를 보여주는데, 이 동네는 저런 젊은이들의 거리 공연에서 참 자유분방함을 느낀다.


오르세 인증샷 하나 더...


아이들에게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역시 힘든 일정이다.
이날도 열심히 미술 작품을 감상은 했으나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다시 69번 버스를 집어타고 생폴 성당 앞에서 내려서 지나는 길에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한개씩 입에 물려주니 그제서야 표정이 밝아진다.
정말이지 아이스크림이 없었으면 그 더운 여름날 찡찡거리는 녀석들을 데리고 어떻게 다녔을까 싶다.
그래도 다른 집 아이들 비해서 정말 잘 걷고 잘 따라다녀준 편이니 한편으로 아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마레 지구의 Sully의 저택.. 그냥 고풍스러운 건물이 멋있는 곳이다.
 
바스티유 광장을 중심으로 북서쪽의 큰 블록을 마레 지구라고 표현하는데, 이곳은 메종젠 숙소에서 산책코스로 추천할 만큼 꽤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메종젠에서 제공하는 마레 지구 산책 코스는 다음 페이지에서 참고하시길..


출처 : http://cafe.naver.com/maisonzen/34

우리도 위의 산택 코스를 한번 따라서 걸어보았다... 


날씨 좋은날 파리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보쥬 광장... 광장을 중심으로 위에 보이는 건물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쉴라의 저택에서 보쥬 광장으로 바로 가는 통로가 있으며, 동쪽 건물에는 빅토르 위고의 저택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들러보지는 못했다. 


보쥬 광장 북쪽에서 이어지는 길이 마레의 상제리제라고 하는  rue des Francs-Bourgeois  거리이다. 
가는 길에 만난 즉석 오렌지 쥬스 제조기.. 맛있어 보여서 2.5유로에 작은 잔 하나를 사서 먹어본다..


파리 역사박물관인 ' Musee Carnavalet'..
무료 관람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늦어서인지 문을 닫아버려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는데, 메종젠에 따르면 안에 정원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파리에서의 일정은 여유있게 파리지앵처럼 지내다 오는 것이 목표였지만, 결국은 파리에서도 바쁘게 걷기만 하고 맛있는 음식도, 아름다운 정원도, 따끈따끈한 빵집도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온 듯...  



자기네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팔라페라고 당당하게 뻥을 치던 L'AS DU FALLAFEL...
굳이 힘들게 찾으려 하지 않아도 엄청나게 늘어서있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고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이다.
사람이 많으니 아예 미리 한 친구가 줄 서있는 사람들에게 주문을 받고 돈을 받아서 티켓을 나눠주며,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티켓만 주면 팔라페를 내준다.
그래도 메종젠에서도 추천하고 다들 맛있다고 하니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워서 자그마치 30분을 기다려서 기본 메뉴로 2개 10유로를 주고 기다려서 먹어보았다.
이른 시간에 가면 사람이 좀 없을려나...


열심히 팔라페를 만드는 친구들.. 대략 재료는 각종 다양한 야채 + 빵 + 크로켓 정도랄까...
팔라페는 중동식 샌드위치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채식주의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결론은 그냥 그런 맛... 크기는 어찌나 큰지 결국은 다 못먹고 버렸다...
그냥 사람들이 많으니 호기심에 한번 먹어볼만한 것인 듯... 나한테는 그다지 찾아가서 먹을만한 맛은 아닌 듯 싶다.
아니면 다른 맛있는 메뉴가 있을런지도 모를 일... 

가게에서 물 한통 사서 팔라페를 씹으며 일찍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만난 생폴 성당...
17세기에 루이 13세가 지었다고 하며, 내부에는 들라크루와가 그린 유명한 그림이 있다고는 하는데, 무슨 보수 공사 중인 듯 하여 그냥 패스..

생폴 성당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오니 그래도 시간이 벌써 9시...
우리의 소중한 비빔면과 낮에 산 과일들로 늦은 저녁을 먹고서 다음날 고대하던 루브르 박물관 일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Posted by Golm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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