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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6 [퍼온글] 제논의 역설



제논의 역설

 

 그리스 철학자 제논 (Zenon , 490-429 B,C)은 그 당시 반박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역설을 내놓아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러한 역설들 때문에 그는 얼마나 인기가 없었던지 왕에게까지 미움을 받아 무참히 처형되고 말았다고 한다. 처형 당시 그는 형장에서 마지막으로 왕에게 직접 전해야 할 중대한 비밀이 있다며 왕에게 가까이 가서 왕의 귀를 물어 뜯었는데, 왕을 호위하고 있던 병사의 칼로 목이 잘려진 뒤에도 그의 목이 왕의 귀를 물고 있었다는 전설이 남아있을 정도니 그가 얼마나 집념이 강한 사람이었는가 짐작이 간다.

 제논의 역설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 " 이다. 이것에 대해 소개합니다.

 

거북이가 먼저 출발한 상황에서 아킬레스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 없다.

 

 는 것을 논증한 것이다.

 자세히 설명하면, 아킬레스가 자기보다 앞에 달려가는 거북이를 뛰어 쫓는다고 하자. 거북이의 걸음이 아무리 늦더라도 아킬레스가 원래 거북이가 있던 곳까지 따라 왔을 때 그 동안 거북이는 얼마쯤은 전진해 있다. 다음에 아킬레스가 다시 거북이가 있던 두 번째 지점까지 왔을 때도 거북이는 또 얼마쯤 전진해 있다. 다시 아킬레스가 거북이가 있던 세 번째 지점에 왔을 때도 거북이는 그래도 얼마쯤은 전진해 있다....

 이렇게 계속되기 때문에 아킬레스는 언제까지든지 거북이를 추월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제논의 역설이다.

 우리는 그의 결론이 분명히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의 논증 중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를 반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제 이해하기 쉽도록 숫자값으로 하나하나 따져 보자.

 가령 아킬레스의 속도는 거북이의 속도의 10배라고 하고, 아킬레스는 거북이의 100미터 뒤에서 출발하여 거북이를 따라잡는 것으로 한다. 아킬레스가 100미터를 달려가서 본래 거북이가 있던 자리에 오면 그 사이에 거북이는 100미터의 10분의 1 지점인 10미터 만큼 전진해 있다. 아킬레스가 또 10미터를 달려가서 거북이가 있던 자리에 오면 그 사이에 거북이는 10미터의 10분의 1인 1미터 만큼 전진해 있다. ...

 이렇게 계속되기 때문에 거북이와 아킬레스와의 간격이 점점 가까워지기는 하지만 거북이는 아킬레스보다 언제나 조금씩 앞에 있다.

 따라서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추월할 수 없다.

 다음의 그림을 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 문제의 풀이 과정에 있는 모순점을 찾아보기로 하자.

 위의 이야기는 거리를 문제삼고 있는데, 이제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어 우선 아킬레스가 100미터를 달리는데 10초가 걸린다고 하자.

 이 때, 아킬레스가 100미터를 달려가서 거북이가 있던 지점까지 오는데 10초가 걸린다. 이 사이에 거북이는 10미터 앞에 나아가 있다. 아킬레스가 10미터를 따라오는데 1초가 걸린다. 이 1초 동안에 거북이는 1미터를 또 전진해 있다. 아킬레스가 1미터를 따라가서 거북이가 있던 곳까지 오는데 10분의 1초가 소요된다. 그 동안에 거북이는 또 10분의 1미터 앞쪽으로 나아가 있을 것이다. ...

 이렇게 계속 반복된다고 할 때,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한 개의 수를 더하지만 이 급수의 합은   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결국 이 제논의 역설은 시간에 대한 문제로 생각하였을 때, "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초 이내에 따라 잡을 수는 없다. " 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문제를 변형한 여러 형태의 문제 중에서 한 문제만 더 살펴 보기로 하겠다.

 

 양궁 선수가 과녘을 향하여 화살을 쏘았다. 이 때, 시위를 떠난 화살은 절대로 과녘에 도착할 수 없다.

 과녘에서  l(m) 떨어진 위치에서 화살을 쏠 때, 화살이 과녘까지의 거리의 반 만큼 도달하는데 시간   이 흐르고 , 다시 남은 거리의 반 만큼 도달하는데 시간   가 흐른다. 또, 남은 거리의 반 만큼 도달하는 데 시간   이 흐른다고 하자. 이것을 무한히 반복하면   ,  ,    의 값이 점차로 작아지기는 하지만 조금씩이나마 시간은 계속 흐르므로 과녘에 화살이 도착하려면 무한히 많은 시간이 흘러야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풀이과정의 모순점도 제논의 역설과 같다.

 화살의 속도가 일정하다고 하면 화살이 움직인 거리와 시간은 비례한다.

 다시 말하여  (초) 이라 할 때,

  ,   ,    ,    ,  

 이다. 따라서 이들의 합을 구하면

 

 인데 이 값이 무한히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 문제 풀이의 모순점이다.

 실제로 이 값은 2가 되므로 화살은 2(초)가 흐르면 과녘에 도달하게 된다.

 

  *[참고] "이만근과 오은영이 들려주는 흥미 있는 수학 이야기"에서

 


Posted by Golm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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